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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는 KBI1 TV에서 금요일 오후 10시에 하는 프로그램 이름이다.

 

한번도 시청한 적은 없는데, 주요 명사(?)들이 출연해서 우리 사회가 당면한 미래 이슈를 직접 취재하고, 강연을 통해 청중과 직접 소통하고 공감을 이루는 프로그램이라 한다. 꽤 교양있는 프로그램 인듯.

 

프로그램에서 다룬 소재를 정리하여 KBS 명견만리 제작진이 같은 제목책으로 냈다. 

풍부한 지식이 담긴 전문서보다는 통찰의 단서를 발견하기 위한 취재노트라고 할 수 있겠다며 TV매체의 속성상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를 충분히 담으려 했다는데, 사실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아닌 제작진이 잠시의 취재를 통해 쓴 책이라 그런지, 그냥 이슈만 던지는 느낌이 강하고, 전문가의 통찰이 부족하다. 그냥 이정도 이슈를 던지는 거면 그냥 TV 프로그램으로 봐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다.

물론 나는 TV 프로그램을 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또한 글이 가볍워 술술 읽히는 지라 부담없이 그냥 읽었다.

 

 

명견만리 첫번째 책은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으로 '향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을 말하다' 라는 부재이다.

명견만리
국내도서
저자 : KBS 명견만리 제작팀
출판 : 인플루엔셜 20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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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의 주제는 "인구"다

첫번째, 이책은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은퇴에 따른 급격한 은퇴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으로 우리나라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한다.  

우리나라 가계의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이며, 베이비붐 세대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83%나 된다.

비정상적인 부동산 가격과 이 때문에 평생을 부동산에 올인하는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점은 옳다.

"은퇴 무렵 남겨진 거라고는 집 한채가 전부인 베이이붐 세대. 이들이 더 이상 부모나 자녀가 아닌 자신을 위해 살아가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베이비붐 세대의 미래를 위한 선택, 그 대안은 바로 '일자리'다." 라는 결론은 코미디다.

주택가격의 문제를 지적하다 뜬금없이 '일자리'라니, 이건 얼은 발에 오줌누기식 해결 방법이거나, 사회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해결방법일 뿐이다. 또한 모든 사람이 일자리를 구한다고 구해지는 것도 아니다.  

 

두번째 다루는 문제는 출산 감소에 따른 인구쇼크이다.

2009년 유엔미래포험에서 발간한 <유엔미래보고서2>는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해 2305년이 되면 한국에는 남자 2만명, 여자 3만명 정도만 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2006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 인구문제연구소가 꼽은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 또한 대한민국이다. 

 

청년 인구가 줄어들면서 성장률이 낮아지고, 기업들은 불향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인건비를 줄였다. 신규 채용이 줄어들었고, 고용의 질도 점점 나빠졌다. 많은 정교직이 파견직으로 전환됐다.

비정규직 청년이 늘다 보니 일하는데도 가난한 '워킹푸어'가 형성되었다. 가계소비도 덩달아 줄어들고, 불황은 더욱 심화되었다.

청년들의 고용환경 악화가 다시 불향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취업이 안 되니 결혼도 못 하고, 결혼을 못 하니 아이도 낳지 않는다. 청년세대의 빈곤이 출산율 감소로 이어졌다.

인구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미래세대로 복지의 축을 이동하지는 이야기는 1990년대부터 이미 있어왔다. 정치권은 투표율이 높은 고령자 우선 정책을 폈고 그 정책이 경제불황을 해결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이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예정이다.

2010년 한국은행 금융경제 연구원에 따르면, 실업률 1%가 오르면 결혼은 최대 1040건이 줄어들고, 임시직 비율이 1% 오르면 결혼은 330건이 줄어든다고 한다.

지금 당장 현재 아이를 기르는 젊은 부모들이 편하게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적절한 지적이다. 부동산 가격 문제, 임시직 문제, 그리고 교육문제의 해결없이는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수세력에 의해 우리는 이러한 중요한 정책에서 개악의 개악을 거듭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나마 괜찮은 건 우리세대까지는 상관없겠지라는 이기적인 위안일 뿐이다.

 

이 책은 그래서 청년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일자리, 부양의무, 복지혜택에서 청년세대가 희생을 강요당하면 할수록 세대 간 경제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청년세대에 투여되는 복지는 수익이 아주 확실하고 강력한 투자다.

 

2부의 주제는 "경제"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등장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를 다룬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칼베네딕드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은 2013년 700여개의 직업을 분석한 결과 20년 안에 700여개 일자리 중 약 절반이 사라진다고 추정했다.

2000년대부터 기업 생산성이 높아져도 고용은 증가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술발전은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다. 문제는 기술이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우리는 대기업의 성장을 국가경제 전체의 성장과 동일시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국가 전체의 경제를 고려하거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경제 발전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가 일자리와 임금을 늘리지 못한다면, 그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답니다.

IT 산업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간접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회사의 성장세만큼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할뿐더러 기존 산업의 일자리마저 심각하게 위협한다.

상위 20%의 소득이 늘어났을 때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이 떨어졌고 하위 20%의 소득이 늘어났을 때 경제성장률이 올라갔다.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낙수효과의 환상에서 벗어나 양극화를 해소하야야 한다.

일자리는 새로운  IT산업이나 일부 대기업에 의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존과 협력의 가치를 선택할 때 생겨난다.

그동안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업 법인세를 낮추는 등 대기업을 위한 정책을 써왔지만, 이는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사이 1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은 2008년 20조 8000억에서 2015년 612조원으로, 무려 30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기업 주도 성장'이라는 성장 시대의 논리에 갇혀 있다.

과실이 많지 않은 저성장 시대에 승자독식이 지속될수록 많은 사회적 문제가 나타난다. 양극화, 세대갈등으로 대표되는 사회 갈등.

저성장 시대에 맞는 사회적 해법은 과거와 달리 훨씬 더 공공적 성격이 강해야 한다.

그러니 저성장 시대를 해결하는 돌파구도 결국 정치에 달려 있다.

저성장 시대에 가장 필요한 변화는 성장에서 성숙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일, 상생의 길을 찾고, 사회 시스템과 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

 

문제점은 많으나 마땅한 해결방향은 제시 못하는 게 아닌지 싶다. 그냥 해결책을 내라고 정치에 떠 넘기는. 해결책으로 새누리당은 뽑지 말자는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지.

 

3부 "북한"은 북한이 빠르게 변화해 가는데 교착상태인 남북관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얘기한다. 북,중,러의 기회의 삼각지대 특히 북한의 라선시(라진, 선벙이 통합된 행정구역)가 빠르게 발전해 가는 얘기, 장마당이 발달해서 자본주의화 되어가는 얘기, 돈주라는 신흥 계급의 등장 등 그냥 북한관련 소개 수준이다.

 

4부 "의료"도 그냥 현재의 유전자 연구 이슈와 노령화 사회의 치매 인구 증가 이슈를 알려주는 수준이다.

개인 게놈을 분석하면 미래를 더 정확히 예측해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보험만을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으니 보험료를 줄일 수 있을거라 예상한다. - 하지만, 보험이라는게 불특정 다수가 모여서 돈을 거두고, 사고가 발생한 사람에게 그렇게 거둔 돈을 주는 상호 부조의 성격이라는 아주 간단한 사실만 알았어도, 병에 안걸릴 사람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병에 걸릴 사람만 보험에 가입한다면 치료비와 보험료가 동일할 것이기 때문에 절대 보험료를 아낄 수 없다. 단, 치료비와 보험료가 동일하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으므로 사설 보험은 없어질테다.

 

명견만리 두번째 책은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의 기회를 말한다' 라는 부재이다.

 첫번째 책은 각 부마다 통일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두번째 책은 각 부마다의 일관성도 좀 부족하다. 각 장마다 주제사 서로 다르다. 연관성도 없고. 

1부는 "윤리"다.

제 1장은 착한소비에 대해 다룬다.

 '서스펜디드 커피', '투포인트 커피', 신발브랜드 '탐스', '원페이스워치', 스위스의 국민가방 '프라이탁', 네덜란드 '페어폰' 등 착한소비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제2장은 김영란법 얘기다.

미국 콜게이트 대학의 존스턴 교수는 국가의 부패 유형을 독재형, 족벌형, 엘리트 카르텔형, 시장 로비형의 나가지로 나눈다. 존스턴 교수는 대한민국을 엘리트 카르텔 유형에 속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았다.

부패인식지수가 1점 높아지면 1인당 GDP가 연 평균 0.029% 상승하고, 부폐지수가 2.52% 오를 때 소득 불평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11P 상승해 불평등이 심해졌다.

부패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받을 수밖에 없다.

 

2부 기술  

제3장은 인공지능 이야기다.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똑똑해진 것은 '빅데이터'와 '딥러닝'이라는 두 날개 덕분이다.

딥러닝은 인가의 뇌가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을 모방한 신기술이다. 인공지능이 수많은 데이터를 읽어들이고 그 속에 숨어 있는 패턴을 스스로 찾아내 빅데이터를 재빨리 분류하고 분석해내는 방식이다.

고도의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이제는 육체적 노동을 넘어서 인간의 거의 모든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경제논리로만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한다면 사회는 절망에 빠지고 말 것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가치를 회복하는 것만이 인공지능 시대에 인류를 살릴 유일한 방안이다.

 

이제 정말 자본주의 이후의 시대를 고민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기본소득도 좋은 아이디어다.

자본가들을 어떻게 설득시킬 것인가. 이건 내 시대안에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주 중요한.

 

제4장은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다.

이 새대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개방과 공유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플랫폼 위에서 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한명의 천재가 아니라 집단지성이 힘을 발휘하는 시대다.

제5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 한다.

4차산업혁명의 주요 키워드는 하드웨어와 스프트웨어의 결합,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며 데이터를 만드는 초연결사회, 데이터가 지배하는 산업 현장,

3부는 중국이다.

중국의 발전상, 중국의 경제위기, 중국의 미래 파워인 젊은세대(주링허우세대)를 다룬다.

4부는 교육이다.

비판적 사고보다는 수용적 사고를 키우는 우리의 교육을 돌아보고 다른 나라의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교육을 주목한다.

 

책을 잘 정리해보려 했는데, 정리하다 지겨워져서 정리를 못하겠다. 근데, 사실 그렇게 정리할 가치가 있는 책도 아니였다.

책의 내용 자체가 그냥 화두를 던져보는 너무 겉핡기 식의 탐구이다 보니, 여기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례 정도가 이책의 가치가 되겠다.

 

한가지 더 지적하자면, 각 장마다 취재노트가 있는데,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앞에서 했던말의 중언부언이거나, 그냥 본문에서 다뤘으면 될 내용을 취재노트에 빼서 쓰고 있다. 차라리 그냥 본인이 느낀점만 반페이지 정도 썼으면 어땠을런지.

 

난 책을 선물로 받아서 읽었다만, 미안한 얘기지만 직접 사서 읽을 값어치가 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책을 내는게 KBS 사업계획에 있나보다 라고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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