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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의 책은 재미있다.

그의 책 사피엔스가 유인원시대부터 그후 농업시대, 종교의 탄생, 제국의 탄생 등을 거쳐 인류가 어떻게 발전(?)해 나갔는지를 다룬 책이었다면, 호모데우스는 그렇게 발전해온 인류가 어떻게 바뀌어갈 것인지를 고찰한 책이다.

'사피엔스'의 마지막 장인 20. 호모사피엔스의 종말이 바로 호모데우스인 것이다.

물론 호모데우스 책에서도 미래 예측보다는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어떻게 신의 영역으로까지 발전해 나갔는지를 다루는 내용이 더 많긴 하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이 해결하거나 통제할 수 없었던 기아, 역병, 전쟁을 지난 몇 십 년 동안 그럭저럭 해결해 나가고 있으며 이제는 죽음을 극복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생명이 유기적 영역을 벗어나 비유기체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며, 한 단계식 성능을 높여가며 그 과정에서 로봇이나 컴퓨터와 융합을 할 것이다.
또는 줄기세포 연구나 유전자 수선을 통하여 (극히 일부)인류가 업그레이드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좀 예상은 뻔하긴 하다. 하지만 그런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설명이 재미있는 책이다)

유발 하라리는 현재의 현재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상인 인본주의가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본주의는 과거에도 절대적인 사상이 아니었으므로 미래에도 계속 지속될 것이란 전망은 당연히 할 수 없을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진화론적 인본주의를 살짝 들이밀어 본다.
인간의 경험이 서로 충돌할 때 최적자가 다른 모든 이를 누르고 인류는 진보해 나아간다.
우리가 인권이나 인간 편등의 명목으로 최적자를 거세한다면, 초인간은 커녕 호모 사피엔스의 쇠략과 명종을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
진화론적 인본주의는 히틀러 나치가 근거로한 사상이다.
진화론적 인본주의가 일부 맞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고 힘 또는 돈을 가진 사람들의 선하지 않은 목적을 옹호하는 데 너무나 좋은 생각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 책에서도 제국주의의 순기능(인도에 사법제도 초석을 놓았으며, 행정부를 창건했고 철도망을 건설했으며, 인도인이 크레킷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을 예로 들며 두둔한 적이 있다.
그는 모든 현상에서 선, 악의 개념을 부정한다. 이 사회에 분명 선, 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적 탐험을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참으로 껄끄러운 부분이다.

그에게는 어차피 우리의 의식도 욕망도 실제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화학작용의 현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향후 인류를 이끌어 갈 신흥 종료로(그는 자본주의, 사회주의도 하나의 종교로 이해한다) 기술 인본주의와 데이터교를 주목한다.

기술 인본주의는 유전공학, 나노기술,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의 도움으로 초인간을 창조해 나가려 할 것이다.

데이터교는 우주가 데이터의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현상이나 실체의 가치는 데이터 처리에 기여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만물인터넷은 우주 전체로 확장될 것이며 인간은 그 안으로 흡수될 것이다.
"신은 인간 상상력의 산물이지만, 인간 상상력은 생화학적 알고리즘의 산물이다"
알고리즘들이 우리 대신 모든 것을 결정하고 그렇게 되는 순간 인본주의 과제들은 폐기될 것이다.

그는 결국 실제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고 열어 놓는다.
하지만, 그가 그려 놓은 디스토피아(?)가 상당 부분 가까이 다가 오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물론 그게 디스토피아인지 호모데우스가 되는 축복일지는 서로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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