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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저자 : 시오노 나나미

역자 : 한성례

출판사 : 루엔리브로

나의 취향상 로마의 역사를 15권에 걸쳐서 읽는 건 너무 끔찍한 일이다. 우리의 역사도 아니고 이탈리아의 역사를 15권이나 읽어야 하다니.

그런 와중에 다시 읽는 로마인 이야기를 발견한 건 나름 행운이라 해야겠다. (역사 관련 이야기는 좋아하진 않지만 유명한 책인 만큼 조금은 궁금했거든..)

일단, 책을 읽으면서 기원전의 이야기가 마치 최근의 이야기처럼 자세히 기술된 것에 대한 놀라움이 컷다.

나로서는 자유로운 사상과, 학문이 발달했던 그리스가 더 위대해보이긴 하지만..역시 로마이긴 하다.

책을 읽으며 카이사르, 율리우스, 한니발, 나아가 클레오파트라, 마케도니아까지 - 그쪽 방면에 상식이 전무했던 나에게 - 조금씩이나마 어떤 사람인가보다 하고 들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게 이책의 미덕이리라. 

그런데, 이책의 평가를 가장 크게 떨어뜨리는 건 저자의 견해가 아닌가 싶다. 로마빠니까 라고 밖에 설명이 안되는 저자의 비논리는 눈에 거슬린다.

상식적으로 작은 조직일수록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체계를 가지고 조직이 커질수록 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많은 단계의 협의체계를 가지는게 정상적인데,

저자는 로마가 커졌기 때문에 효율적 운영을 위해 제정국가로 전환되었다며 역시 탁월한 로마라고 칭송한다. 

로마의 상황과 대처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상황에 논리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저자는 로마빠이기 때문에 본인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독재를 옹호하기에 이른다. 독재라 하더라도 시민의 눈치를 볼 것이고 때문에 정치인들의 눈치볼 것 없어 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다. 당장에는 인기없는 정책일지라도 장기적으로 더 좋은 정책을 할 수 있다.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다면 오히려 민주주의보다 효율적이고 좋을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저자가 로마는 훌륭한 제도(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저자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의 연설을 듣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저 청년이 요구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강렬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다" 나라면 자신이 쓴 글에 대해 그같은 비평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밤에 잠도 자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근데,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저자가 무엇을 주장하는지 모르겠으나, 그게 무엇이든간에 로마를 너무 좋아한다는 것은 알겠다"

15권을 다 읽은 수많은 독자들에게는 미안하나, 1권이면 족하고 저자의 의견이 빠졌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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