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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인간의 맛

저 자 : 김용옥

출 판 : 통나무






잠언서 같은 책은 결국 남는게 없어 싫어라 하는데,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서 일까.

중국 고전은 한번쯤 일독할 필요는 있겠지 라는 마음.

그런데, 김용옥이라는 사람이 책을 쉽게 쓰는 분은 아니다.
문장이 이해가 안가는 건 그럴 수 있다 싶은데 모르는 단어를 남발하는 건 부아를 돋는다.

80~81p만 보면, 아래와 같다.
- '모든 인간관계의 편견을 근원적으로 "메타노이아" 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아리스토델레스는 품성의 "아라떼"가 결국은 지성의 아라떼에 종속된다고 생각했다.
- "1+1"이 "2"가 된다는 것은 서구인들에게는 토톨로지의 형식일지는 모르지만 동양인들에게는 당위의 초보일 뿐이다.

다 나의 무식의 소치이리라.

중용 자체가 이해가 쉬운 책이 아닌데, 해석 또한 어려우니 하나 하나의 문장에 꽂힐수밖에..

아래는 읽으면서 밑줄친 부분이다. 전체적인 깨달음을 얻기엔 나의 밑천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만 느낄뿐...


""중中"은 가운데가 아닌, 모든 감정이 동적인 평형을 이루고 있는 원초적 상태와 같은 것이다."


"공자는 군자와 소인을 가를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개념이 바로 "중용"이라고 언명한다."

"인간은 본시 구원의 대상이 아니다.....인간은 인간만이 스스로 구원할 수 있을 뿐이다."

"도는 개인으로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사회적 가치와 더불어 완성되는 것이며,..."

"즉 21세기 민주제도의 성패는 리더십의 도덕적 질의 확보에 달려있다"


"언은 행으로 옮겨져야 하고, 또 행의 과정에서 새로운 언이 만들어져야 한다. ..언과 행의 끊임없는 변증법적 교섭의 관계가 바로 "중용"이다"

"자기를 바르게 하면서 나의 삶의 책임을 타인에게 구하지 말아야 한다."

"군자는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요행을 기다린다. 군자의 덕성은 활쏘기와 같다.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에르마하는 종교하는 것이 꼭 신앙이라는 차원에서 접근될 필요가 없으며, 그것은 일차적으로 인간의 심성에 내재하는 어떤 "의존의 느낌"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것은 상대적인 의존의 느낌이 아니라 "절대적인 의존의 느낌"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가는 목적지가 명확히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남이 한번에 능하다고 하면 나는 백번을 하라! 남이 열번에 능하다고 하면 나는 천번을 하라!"

" "성性"이란 자연이 문명으로 가는 과정과 관련되고, "교敎"라는 것은 문명에서 자연으로 가는 과정과 관련되는 것이다"

"중용이란 적당한 가운데가 아니라 근원적으로 나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데 있다"

"맹자도 인간의 경지의 단계를 6단계로 설정하여, "선인善人 → 신인信人 → 미인美人 → 대인大人 → 성인聖人 → 신인神人"을 말하였는데, "성인"의 덕성에는 반드시 화化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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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과 무생물 사이

저 자 : 후쿠오카 신이치

역 자 : 김소연

출판사 : 은행나무


생명이란 무엇인가?

어찌보면 초등학생도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며, 어찌보면 누구도 대답하지 못할 질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바이러스도 생명이라 할 수 있을까?' 라는 문제부터 이 얘기를 풀어간다.
결론은 바이러스는 생명으로 보기 힘들다..정도가 답이겠지만, 이책의 목적은 바이러스가 생명이냐 아니냐는 아니다.

그냥 '생명이란 무엇인가'가 이책이 심도있게 접근하는 주제이다.

전체적인 맥락은 대략은 이해해도 기술하기 힘들므로 내가 인상 깊게 느낀부분만 기술하자면,

새로운 병원균 발견하기 위한 실험 과정의 자세한 설명은 과학의 엄격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고려해야 하다니 참 지난한 과정이다. 

DNA의 발견 과정, DNA가 자기 복제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DNA의 구조와 돌연변이를 피하기 위한 2중의 구조는 다시금 자연의 신비(?),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생명의 역동성을 설명하기 위해 본인이 연구했던 취장세포의 세포막을 자세히 설명한다. 인지질로 이루어진 세포막이 어떻게 내부에서 생성되고 소화효소를 어떻게 세포 외부로 보내는지 그 매계되는 단백질을 찾는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단백질(GP2) 생성에 관여하는 DNA를 제거한 쥐도 취장에 정상적인 세포막이 생겼다는 것이다.

DNA는 기계적인 설계도가 아닌 것이다. A는 B라고 정의했다 해서 A가 제거됐다고 B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니, 하나의 분자에 불과한 DNA가 무슨 묘기를 부린 걸까?

동적평형. 그냥 그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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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저 자 : 김어준, 지승호

출판사 : 푸른숲



2011년 최고의 히트 상품은 상반기 "나는 가수다", 중반기 "꼬꼬면", 하반기 "나는 꼼수다"가 아닐까?
특히나, 나는 꼼수다는 시장선거를 선방해낸 혁헉한 공로가 있고 하반기에 빵 터졌다는 측면에서 "대상"이라 해도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그런 연유로 김어준의 명랑시민 정치교본 "닥치고 정치"는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한 필독서쯤가 아닐까.


책은 김어준을 지승호가 인터뷰하는 대담형식이다. 책의 주 내용은 보수와 진보에 대한 김어준 나름의 정의, MB의 돈에 대한 무한한 열정("나는 꼼수다"에서도 여러번 회자된 내용이지만 문서화 했다는 측면에서 이책의 백미가 아닐까), 18대 대선을 앞둔 정치 지형과 인물평이 주 내용인다.


'무학의 통찰'로 정치지형을 읽어내는 능력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다.

홍준표가 한나라당 대표가 될 거라 예상한 부분이나, 나는 꼼수다가 대박이 날거라 예상한 부분이야 내부 정보가 있었거나 본인이 기획하는 방송이니 그리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안철수 같은 사람이 정치판에 나오면 기존 정당정치로는 이해할 수 없는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예상한 부분은 출판 당시에는 작두를 타지 않고서야 언급하고 지나가기도 어색한 문장이 아닐 수 없다.


김어준의 객관적인 시각과 통찰력은 그를 현실정치에 좀더 가깝게 가게 만들지 않을까? 라고 소설을 써본다.

하지만, 김어준이 지적했듯 조국 교수의 말투 때문에 일반 시민과의 괴리가 생긴다면, 김어준은 뛰어난 통찰력이 일반 시민과의 괴리를 만들지 않을까 걱정한다. 너무 잘나도 돌을 맞기 마련이니..

김어준에게 하나 더 충고하자면, 민주당은 끌어안고 가야한다. 좀더 따뜻한 마음으로 민주당을 봐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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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미래

저  자 : 테오 콜본

역  자 : 권 복 규

출판사 : 사이언스북스


"아니 무슨 환경호르몬 관련 책까지 읽어?"라는 마누라의 반응..

"물건이야기"에 꽂힌 나는 조금더 나아가 보기로 했다. 그냥 정치인들이 잘하고 있겠지라고 외면하기에는 얼마나 중요한 이야기인가.
 

환경호르몬이 나쁜거라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게다. 하지만, 얼마나 디테일하게 아냐 모르냐가 그 위험성을 실제의 문제로 느끼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냥 나쁜거라고 아는 때는 그 위험을 스스로 taking 하지 않는 수준에 머무르나, 그 위험을 상세히 알고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회피할 것이다.


역설적으로 환경호르몬이 무서운 것은 우리가 그 위험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1년이면 몇 천종씩 새로 생겨나는
화확물질이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폐해가 없다해서 안전하지 않다는 건 너무나 명확하다
.

이 책에 의하면 환경호르몬은 성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너무나 미미하기 때문에 검출조차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2세는 엄마의 뱃속에서 배아 수준에서는 그 미미한 호르몬의 영향이 생식기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우리의 3세는 태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너무 끔직한 일이다.

환경호르몬의 문제는 2가지로 볼 수 있겠다. (내가 이해한 수준에서는)


첫째, 세상에 노출되는 환경호르몬은 아주 미미한 양이지만 (따라서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미미한
양이 아닐수도 있고) 그것들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이 세상에 축적된다.
게다가 인간과 같은 상위 포식자의 경우 몇 십만배가
집적된다. 그렇게 집적된 환경호르몬을 이젠 모유를 통해서 우리 2세에게 더 빠른 방법으로 전달하고 있다.


둘째, 그 위험성을 알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우리 주변엔 너무 많은 화확물질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그 원
인을 못밝힐지도 모른다.
배아 단계에서 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은 이미 그 폐해를 알아버린 순간 많이 늦은 것일테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폐가 굳어 사망한 사건도 원인이 환경호르몬은 아니지만 본질은 비슷한 사건이다.

사건이 일어나야 원인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원인도 우리 주위의 수 많은 화확물질 때문에 찾아내는 건 너무 힘들다

.

언제까지 이런 시스템의 사회에 살아야 하는가? 아주 치명적인 화학물질이 인류의 생식능력을 전부 없애버린 후?


충격적인 사실은 1940년대 사람들과 비교하면 벌써 우리의 정자가 벌써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그나마 나머지 정자도 기형이 급속히 증가했다. 물론 아직도 정자수는 많으니 인류 전체가 임신을 못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나, 그러한 수준이 언제 도래할지 알수 없는 일이다.

끝으로 사족을 붙이자면, 참 의미심장한 책이다. 그런데, 너무나 비슷한 사례를 계속 나열하는 건 좀 따분하다. (훌륭한 책에 따분하다 말하는건 좀 미안하지만)

화학물질만 달라지고, 동물의 종류만 바꿔가며 계속 비슷한 사례를 얘기하는 건 다음장을 넘기기 괴롭게 한다. 저자는 나의 경박함을 용서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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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이야기

저자 : 애니 레너드

역자 : 김승진

출판사 김영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책. 무조건 필독!!

읽을수록 빠져들고 마음 안타깝게 만드는 책이다. 중학교,고등학교 때 이런 책으로 수업을 하면 어떨까?

국내 기업관련 단체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지..하여튼,

우리 4살 아들도 책표지의 재미있는 그림에 흥미를 나타낸다.
잠시 보더니 "이상해", "이상해" 한다. 
"뭐가 이상한데?"
"이건 동그라미고, 이건 액스야" 하며 카트에 들어있는 물건은 동그라미고, 쓰레기 통에 들어있는 물건은 액스란다. 똑같은 물건이 들어 있는데 쓰레기 통에 들어간게 이상한가 보다. 그런데 저기 카트에 있는 물건도 곧 쓰레기통으로 갈 것이다. 멀쩡히 작동하는데 말이다.

이 책의 큰 주제는

첫째, 착한 소비를 하자는 것이다. 환경을 크게 파괴하는 물건은 사지 말자. 환경호르몬, 독국물이 나오는 물건을 쓰지 말자. 빈국의 착취로 생산된 물건은 사지 말자. (PVC 플라스틱이 들어간 제품은 절대 쓰지말자)


둘째, 해당 물건의 실제 지불해야 할 가격이 아닌 사회와 미래 세대에게 비용을 전가한 낮은 가격이 책정된 물건.
이런 시스템이 우리가 물건을 과다소비하게 만든다.이렇게 우리를 아껴쓰지 않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바꾸자고 얘기한다.


그러한 시스템을 바꾸지 위해서 저자가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은 생산자가 폐기물까지 책임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은 쓰레기를 줄일 유인을 갖게된다. 국가(자치단체)에서 쓰레기를 치워줌으로 인해 기업들은 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비용을 시민들에게 넘겨버린 것이다.


만들었으면, 폐기도 책임져야 한다. 유독한 중금속, 유용한 광석이 쓰레기로 매립되고 있다. 이런 것도 해당 제품을 만든 기업이 회수함으로써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조금더 나아가서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임대하는 방식으로 바꾸자고 얘기한다. TV를 냉장고를 임대해서 쓰는 것이다.


기업은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해 신제품을 쏟아내어 멀쩡한 제품을 버리게 만든다. 쉽게 망가지고 고치기 힘들게 만든다. 새 제품을 사는게 더 싸기까지 하다.


임대방식으로 전환하면 기업은 튼튼하게 만들 유인이 생긴다. 기존 제품도 신제품과 호환될 수 있도록 만들고 쉽게 고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또한 제품 수명이 다 되면 기업에서 수거해가서 재활용 한다. 재활용 하기 좋게 만들테니까.


잘못된 사회 시스템에 의해 우리는 비합리적으로 물건을 소비하고 있다.


저자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2가지를 꼽으라면 PVC와 알루미늄 캔이란다. 알루미늄 캔을 만들려면 알루미늄 캔의 3분의 1을 채울수 있는 석유가 필요하단다. 에너지 귀신인 거다.
그 비싼 알루미늄 캔을 만들어서 싸구려 음료를 담아 마시곤 버리다니! 경악할 일이다.

그런데, 그걸 알면 조금은 개인적으로라도 바껴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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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무엇인가 / 정신과 물질

저  자 : 에르빈 슈뢰딩거

역  자 : 전대호

출판사 : 궁리


물리학 책을 읽다 보니, 생명이란 건 일어날 수 없는 확률로 발생했다는 생각이 깊어졌다. 생명과학(?) 분야 책을 볼 생각으로 인터파크에서 검색을 하는데,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 "생명이란 무엇인가"-이 눈에 띄었다. 내가 알고 싶은게 바로 그거였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런데, 어라 이 책의 저자가 '슈뢰딩거'(??)

슈뢰딩거를 잘은 모르지만 슈뢰딩거의 방적식이 양자역학의 시발점이라는 거(내 기억이 맞나?) 그리고, 양자역학의 확률의 세계를 부정하기 위해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사고실험을 제안해서 아인슈타인이 매우 기뻐해다는 얘기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여튼, 생명과학 관련 저서라니, '그냥 동명이인이겠지'라 생각했는데 정말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슈뢰딩거라니..

그리고 조금 있어 이 책이 생명과학 관련 의미있는 고전이라는 사실도 알게됐다.

하여튼, 이책을 만나게된 과정은 이쯤하고..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이제 막 염색채가 밝혀진 시점에서 이를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고찰해 본 책이라 하겠다. 나의 이해의 수준이 워낙 낮아 내가 잘 이해한 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일반인도 너무 어려워 던져버리고 싶게 글을 쓰진 않았다.

이런 저런 얘기가 많은 데 기억에 남는 부분만 기술하면,,

돌연변이에 의해 생명이 발전 또는 후퇴해 간다는 것을 설명하며 왜 돌연변이가 생기는지, 왜 그렇게 자주 생기지는 않는지를 설명한다. 물론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누가 이런 접근을 할 수 있겠는가.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사자, 고래 등 현재의 동물들도 계속 진화를 하느냐는 부분이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궁금하지만 미래가 돼야 알수 있는 일로 생각했다. 그런데, 슈뢰딩거는 이점도 명확히 해준다. 돌연변이는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 대량 탈락되는 경우에 한하여 진화로 연결될 수 있다.

사람처럼 대부분 후대를 남길때까지 살고 일부가 죽는 구조에서는 진화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나쁜 돌연변이도 가지고 있고 좋은 돌연변이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DNA는 2쌍이다. 이것은 나쁜 돌연변이가 발현되지 못하게 막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근친상간이 위험한 것이고. 또한, 사회복지의 발달로 능력이 모자란 사람이라고 굶어 죽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슈뢰딩거도 인류의 진화를 위해 능력이 모자란 사람들을 도퇴하도록 놔둬야 한다는 의도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돌연변이가 생기더라도 인류 전체의 돌연변이만 조금씩 확대될 뿐 진화는 멈췄고 안정화된 상태인 것이다.

어떻게 논리전개가 흘렀는지는 기억이 안나고 물리학적으로, 양자역학적으로 우리의 세포 하나하나 모두 생명이며, DNA는 하나의 분자라는 결론에 이른다. (DNA가 분자였구나, 아..)

뒷부분에는 "정신과 물질"이라는 책이 붙어 있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물리학에서 측정하고 설명하는 파동, 분자의 속성 등으로 왜 우리가 빨간색으로 보는지, 왜 신 맛으로 느끼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렴풋이 의심하던 부분을 명확한 의심으로 만들어준 슈뢰딩거.

왜 대단한 과학자인지를 설명해주는 책이다.

(왜 읽었는데 정리는 하나도 안돼고 분절적으로 밖에 설명하지 못할까. 나의 미숙한 이해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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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저  자 : 신경숙

출판사 : 창 비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서 출간됐다는 소식에 국내에서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나는 그 수해자라 하겠다.


신경숙 책은 90년대에 꽤 읽었었다. "풍금이 있던 자리", "깊은 슬픔", "외딴방", '깊은 숨을 쉴 때마다' 등..


그런데, 신경숙은 스토리가 재미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문체가 독특하고 아름다웠다. 소설이란 무릇 과거 시제로 쓰여지던 시기에 신경숙은 현재 시제로 글을 써나갔다. 마치 주인공 옆에서 내가 투명인간처럼 지켜보는 느낌이었다.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다)


신경숙의 소설은 대단했고 그 이후의 여류 작가들은 조금씩은 신경숙의 후광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지영, 은희경, 전경린..이름들이 생각이 안난다. 하여튼 90년대 여류 작가들의 전성시대를 신경숙이 열었다. 그리고 독자들은 새로운 여류 작가들을 탐닉했다.

하여튼, 당시에 나는 소설을 읽다가 문뜩 차라리 시집을 읽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시집의 문체가 더 아름답지 않겠나. 그래서 실제로도 시집을 읽어봤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소설은 조금씩 멀어졌었다. 신경숙의 책은 더 이상 새롭지 않았다. 서사가 약하고 문체가 아름다운 신경숙의 책은 국내용일 뿐이다. 근데, 미국에서 출간되서 극찬을 받는다니..안 읽어 볼 수 없었다.



큰 줄거리는 어머니를 지하철에서 일어버리고 어머니를 찾으면서 과거의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이야기이다. 독특한 점은 어머니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자의 목소리는 "엄마"가 아닌 "너"이다. 제목에서도 '엄마를 부탁해'는 엄마가 하는 소리가 아닌게 자명하다. 글도 읽지 못하는 엄마가 이런 글을 풀어내는 건 상상도 안된다.

그렇다면, 굳이 시점을 "엄마"로 한 이유는 뭘까? "너"는 소설 전체에 관여하지 못한다. 왜냐하는 엄마만 다른 가족간에만 알고 있는 사실들이 있고 그러한 이야기를 풀기 위해서 "너"는 "나"가 될 수 없다. "너"가 "나"가 된다면 이야기의 상당부분은 기술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글을 써야 하는데, 그랬을 때는 독자의 시점이 자연히 멀어지고 객관적이 된다. 따라서, 문장의 시점과 실질적 화자가 불일치함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시점을 택했지 싶다.


부가적으로 신경숙이 이런 시도를 하다니 하는 신선함도 있다.


마지막 로마의 피에타상을 찾아가는 에필로그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 같다.

에필로그 전에 4장에서 엄마가 죽음에 이르면서 모든 기억을 잊고 엄마의 엄마에게 안기는 장면이 너무나 슬프고 아름다웠는데, 그 감동이 희석되는 느낌이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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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디지쿠스로 진화하라

저자 : 윤중록

출판사 : 생각의 나무




인터파크에서 이벤트(?)로 비스켓을 받았다. 바로 요거다.

책읽기는 종이책보다 낫다.
무엇보다 밑줄 긋고 나중에 밑줄 그은 거만 찾아보는 기능은 너무 편하다. 그런데, 큰 단점은 비스켓으로 책을 사면 책이 안남는다는 거다. 책장에 꽃아놀 책이 없으니 참 허전하다.

하여튼, 나로선 공짜로 받았으니 좋은 기능만 활용하면 그만이다. 비스켓을 주면서 공짜책 10권도 함께 줬는데, 안읽기 뭐해서 읽어봤다.

"호모디지쿠스로 진화하라", 제목이 참 묘하다. 스마트폰에 기반한 SNS가 발달하고 있는 시점에 적절한 책인 듯 하다. 제목만 봤을 땐....

이 책을 읽으면 호모디지쿠스로 진화할 수 있을까?
그런데, 호모디지쿠스가 뭐지? 어떤 조건을 갖추면 호모디지쿠스가 될 수 있는 걸가?

근데,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하나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 왜 이런 제목을 지은겨??
ㅜ,.ㅜ 낚였다.

IT의 발전상(특히, 인터넷 기반의)을 설명하고, 향후 인터넷이 접목되어 더욱 활성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집어주는 책이다.
특히, 이책에서는 인터넷과 TV의 만남을 향후 가장 커다란 흐름으로 보고 IPTV를 가장 큰 이슈로 뽑고 있다.
사실, 주 뼈대는 디지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하지만 저자의 모든 지식이 동원된 느낌이 강하다. 디지털 얘기가 아닌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 먼저 새로운 영역을 발굴 개척해야 이길 수 있다는 얘기도 한참이다.

하여튼, IT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면, 이 책을 봐도 일반 소비자는 호모디지쿠스로 진화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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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저자 : 빌브라이슨

역자 : 이덕환

출판사 : 까치


난 재미있는 과학책으로 생각했는데, 이런, 이건 과학에 관련된 역사책에 가깝다.

방대한 분야 - 우주, 지구, 원자, 생명 - 의 과학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수많은 등장인물로 설명한다. 

누가 어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어떤 언구를 시작했고, 어디를 갔고 무엇을 발견했고...등등..


물론 흥미로운 내용도 있으나, 대부분은 기억할 수도 없는 수많은 이름들에 압도되는 느낌이다. 한페이지에 처음듣는 외국인 이름이 10개씩 나와서 설명하는데 이건 이면지에 인물을 기록하면서 읽을 수도 없고 어쩌란 말인지.

그래도,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는 드라마틱한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아미노산(단백질)이 만들어지는 확률이 폐차장에 태풍이 지나가고 나사 전투기가 만들어지는 상황과 비슷하다라는 (물론 다른 책을 인용한 얘기지만) 등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니다.

이책은 특히,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잘 지적해준다. 지구에 대해서도 너무 모르고 특히 우리는 생명에 대해, 지구상의 생명에 대해서도 너무 모른다는 건 참 재미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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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저자 : 시오노 나나미

역자 : 한성례

출판사 : 루엔리브로

나의 취향상 로마의 역사를 15권에 걸쳐서 읽는 건 너무 끔찍한 일이다. 우리의 역사도 아니고 이탈리아의 역사를 15권이나 읽어야 하다니.

그런 와중에 다시 읽는 로마인 이야기를 발견한 건 나름 행운이라 해야겠다. (역사 관련 이야기는 좋아하진 않지만 유명한 책인 만큼 조금은 궁금했거든..)

일단, 책을 읽으면서 기원전의 이야기가 마치 최근의 이야기처럼 자세히 기술된 것에 대한 놀라움이 컷다.

나로서는 자유로운 사상과, 학문이 발달했던 그리스가 더 위대해보이긴 하지만..역시 로마이긴 하다.

책을 읽으며 카이사르, 율리우스, 한니발, 나아가 클레오파트라, 마케도니아까지 - 그쪽 방면에 상식이 전무했던 나에게 - 조금씩이나마 어떤 사람인가보다 하고 들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게 이책의 미덕이리라. 

그런데, 이책의 평가를 가장 크게 떨어뜨리는 건 저자의 견해가 아닌가 싶다. 로마빠니까 라고 밖에 설명이 안되는 저자의 비논리는 눈에 거슬린다.

상식적으로 작은 조직일수록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체계를 가지고 조직이 커질수록 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많은 단계의 협의체계를 가지는게 정상적인데,

저자는 로마가 커졌기 때문에 효율적 운영을 위해 제정국가로 전환되었다며 역시 탁월한 로마라고 칭송한다. 

로마의 상황과 대처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상황에 논리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저자는 로마빠이기 때문에 본인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독재를 옹호하기에 이른다. 독재라 하더라도 시민의 눈치를 볼 것이고 때문에 정치인들의 눈치볼 것 없어 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다. 당장에는 인기없는 정책일지라도 장기적으로 더 좋은 정책을 할 수 있다.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다면 오히려 민주주의보다 효율적이고 좋을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저자가 로마는 훌륭한 제도(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저자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의 연설을 듣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저 청년이 요구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강렬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다" 나라면 자신이 쓴 글에 대해 그같은 비평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밤에 잠도 자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근데,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저자가 무엇을 주장하는지 모르겠으나, 그게 무엇이든간에 로마를 너무 좋아한다는 것은 알겠다"

15권을 다 읽은 수많은 독자들에게는 미안하나, 1권이면 족하고 저자의 의견이 빠졌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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