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Daum책 - 양자역학(그림으로 배우는)

양자역학(그림으로 배우는)

저자
쓰즈키 타쿠지
역자
강석태
출판사
한승

 


양자역학이라는 책 제목과는 생뚱맞게 아톰, 아인슈타인, 공룡 등의 그림이 익살맞게 그려져 있다. 우리 20개월 아들놈이 양자역학책을 이리도 좋아할 줄이야.

우리가 가보지 못하는 우주의 신비를 궁금해 하는 것만으로도 참 즐거운일이다. 반대로 우리의 바로 옆에, 아니 우리를 구성하고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원자, 전자, 쿼크, 빛의 입자(?)에 대해 내가 어떤점을 궁금해 해야하는 지도 모르고 있는 걸 아는 것 역시 매우 몸이 간질간질해지는 일이다.

근데, 난 그저 그런 흥미를 가지고자 책을 들었는데 도무지 이해할 방법이 없다. 각종 수식은 애초에 볼 생각이 없었는데,,양자역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그런 수식이 주가되는 영역이니.

이 책도 쉽다해서 고른건데, 나같은 사람한테는 이보다도 더 에피소드 중심의 쉬운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응형

'책읽기 >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트로피  (0) 2010.09.26
이기적 유전자  (0) 2010.06.04
코스모스 - 현실을 한걸음 뒤에서 보는 과학책  (0) 2010.03.05
E=mc²  (0) 2010.01.08
쿼크로 이루어진 세상  (0) 2009.12.06
반응형
Daum책 - 코스모스(보급판)

코스모스(보급판)

저자
칼 세이건
역자
홍승수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책이 배달왔을 때 그 두께가 참 뿌듯했다. 700페이지 가량의 두툼한 책은 그런데로 손에 착 감겼다.

내가 이 책을 고른건 꽤 많이 팔린 과학책이라는 이유, 우주에 관한 전반적인 과학적 지식이 잘 정리되어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 였다.

근데, 책을 몇장 넘기며 이내 나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꼈다. 아무리 봐도 이건 과학책이 아니다. 난, 우주에 관한 지식을 원했는데 이 책은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우주를 탐구해 나가는 인류라는 종의 역사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런 실망도 잠시 난 실제 우주의 실체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있었다.

지구의 역사, 그보다 너무나 짧은 인류의 역사, 그중에 우주를 탐구해온 더 짧은 역사, ...
우리는 이제 우주에 첫발을 내딛었을 뿐이라는....우주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난 책을 읽어가며 현재의 과학수준으로(현재의 과학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일반인인 나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우주의 역사와 다른 생명체의 과학기술의 역사를 유추해볼 때) 우주의 본질을 알아내려 하는 것조차도 참으로 큰 자만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주 긴 시간이 흐른후 우주는 한없이 퍼져서 모든 원자까지도 분해되어 없어질지, 다시 중심으로 모여 하나의 점으로 수렴할지 모르겠으나 이 거대한 흐름에 우리의 힘은 한낱 깃털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과학은 핵무기의 확산으로 우리 자신만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상황에 직면했다는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반응형

'책읽기 >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트로피  (0) 2010.09.26
이기적 유전자  (0) 2010.06.04
그림으로 배우는 양자역학 - 읽어도 읽는게 아니여...  (0) 2010.03.18
E=mc²  (0) 2010.01.08
쿼크로 이루어진 세상  (0) 2009.12.06
반응형
Daum책 - 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저자
리처드 탈러
역자
안진환
출판사
리더스북



파트장이 이 책을 흥미롭게 봤나보다. 반쯤 읽다가는 나에게 읽으라고 권했다. 음..(나도 읽어야할 책이 너무 많은데..)

하여튼, 넛지란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란다. 사람들이 옳바른 판단이나 선택을 본인의 자유의지에 의해 하는 것처럼 믿으면서 결국엔 정책입안자 (또는 회사에서는 나 같은 전략이나 전술을 기획하는 사람들)에 의해 어느 정도 선택이 유도되어지는 게 바로 넛지이다. 저자도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는 말이 주는 불쾌감이 꽤나 신경쓰였나보다. 개입주의는 누구에게도 유쾌한 일은 아닐테니 말이다. 따라서, 책의 대부분은 올바른 방향으로의 넛지를 사람들이 속으로는 은근히 바라고 있으며, 그게 나쁜 일도 아니지 않냐라는 항변에 대부분을 할애한다.

하지만, 이책을 읽은 사람들이 넛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지 않고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 본인의 이권을 강화하거나, 본인의 생각을 세상에 강제로 주입시키려는 데만 사용한다고 해서 이책은 이를 막을 방법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좋은 방향이니 괜찮다는 말은 공허할 뿐이다.

책의 중간쯤 (나같은 경우는 250페이지, 파트장은 187페이지) 읽으면 더이상 읽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강력히 든다. 대부분의 예시가 미국의 사회보장제도 등등이라 무슨 말인지 눈에도 안들어 오고 구체적인 예시들이라 실효성도 없다.

중간 중간 참 재미있는 예시는 술자리에서 친구들한테 얘기해주면 흥미있어 할 것이다. 이 책의 효용은 그정도 아닐까.

난 내가 잘못된 방향의 넛지를 당하지 않았으면 할 뿐이다.
반응형
반응형
Daum책 - 1984(세계문학전집77)

1984(세계문학전집77)

저자
조지 오웰
역자
정회성
출판사
민음사


고전이 재미없을거라는 편견이 있었나보다. 책장을 넘기면서 너무 재미있다는 게 좀 신기했다. 와이프한테 이책 재미있다고 몇번을 말했다. 난 고전이니까 한번 잃어줘야지 하는 의무감에 시작했는데, 어쨌든 아무리 문학이라 불릴 정도로 평가가 좋은 소설이라도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한 이상 재미있고 볼일이다. 

『1984』는 최근에도 계속 회자되는 미래소설이다. 물론 1984년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이니-이제 1984년에 태어나지도 않은 사람들이 브라운관을 점령한 세상이다- 미래소설로 생각하는게 힘든일이긴 하다.
빅브라더, 텔레스크린, 이중사고..어쩌면 지금의 권력자들도 결코 이 책에서 지적하는 권력의 속성을 그대로-아니 좀더 교모한 방법으로-따라 가는 건 아닌가 하는 확실한 의심이 든다. 그런 점이 이책의 미덕이리라.

책에서 지적했든이 언제든 노동자는 언제든 권력을 뒤업을수 있다. 하지만, 권력은 그들이 그러지 않도록 조정하는 방법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들은 깨어있는 몇명만 조지면 된다.... 하지만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다.

주인공 윈스턴은 이세상이 과거의 기록을 조작하고 있다는 걸 안다 (본인이 과거 기록을 조작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그리고 진실이 사라지고 억압된 세상을 극도록 저주한다. 그는 이세상에 하나의 진실이라도 남기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이 마지막 문장까지 독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힘이다.
"그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는 마지막 문장을 읽고서야 독자는 책을 놓을 수 있다.

1940년대에 온전한 1980년대를 만들어낸 점, 전체주의에 대해 아주 실날하게 드러낸점, 윈스턴의 심리를 통해 결말에 대한 독자의 호기심을 끝까지 놓지 않은 점은 정말 놀라운 정도다.

하나,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 찝찝했던건 어쨌든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과 자꾸 비교하게 된 점..자꾸 역사를 조작하고 과거를 잘못된걸로 평가하고 본인들의 정당성을 만들려 하는...그 점이...어쩌면 내가 책을 읽은 시기가 안좋았나 보다.
반응형

'책읽기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프카의 "변신"  (0) 2010.08.30
서글픈,,"동물농장"  (0) 2010.08.30
천사는 여기 머문다 - 제3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2007년  (0) 2010.03.30
한없이 낮은 숨결  (0) 2009.09.04
칼의 노래 (김훈)  (0) 2009.04.24
반응형

Daum책 - E=mc2

E=mc² 처럼 유명한 방정식이 또 있을까?? 나처럼 모르는 사람들은 정신력이 집중되는 공식으로 착각할만도 하다. 뉴튼 이후의 이론 과학은 고등학교에서는 다루질 않으니 감히 범접하기 힘들다. 게다가 그 공식을 이해하는 사람이 몇명없다는 편견까지 가지고 있다면 더더욱 알려하기도 힘든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유명한 공식을 그냥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도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측면에서 이책은 나처럼 과학에 관심은 있으나 아무런 지식이 없는 문과 출신한테는 너무나 흥미진진한 책이다.

물론 너무 쉽게 풀어쓰다보니 심도 깊은 또는 본래의 의미를 제대로 다 설명한건진 나로서도 알 수 없다. (알아야 뭐라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식이 물질과 에너지가 변환되는 방정식이라는 사실은 참으로 흥미롭다. 물질이 에너지고 에너지가 물질이라니...(물론 빅뱅이후 에너지가 물질이 되는 통로는 없는 것 같다만..)

이 책이 아니었다면 E=mc²가 태양이 밝게 빛나는 것을 설명하고 원자력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살뻔했다.

물리학은 워낙 다루는 영역이 크다보니 읽다보면 아웅다웅 사는게 참 허무하기도 하다.

하여튼, 모든 사람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반응형
반응형



책을 읽고도 한참을 지나서야 서평을 써본다.

일단, 책 내용이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을 담고 있다보니 그분의 생각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평할 입장이 안되는 나로서는 그냥 많은 부분을 배웠다고 고마워할 수밖에 없다.

단, 책의 형식에 대해서 아쉬운 점은 좀더 노무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 위주로 그분의 생각 위주로 내용이 채워졌으면 좋겠는데 서거에 대한 오연호 대표기자의 생각이 많이 개입된 점은 좀 아쉽다.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을 편가르기 하며 보지 않고 좀 더 큰 틀에서 그분의 생각을 들어보고 그에 동조할 수 있도록 편집했으면 하는 맘이다.

서거의 원인과 반대 세력에 대한 은연중 드러내는 적대감은 책을 펴면서 바로 내편 니편으로 나누게 되고 결국 노무현 대통령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만 책의 내용을 공감하게 만드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책을 읽으며 많은 한숨을 쉬었고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좌절도 느끼고 분노도 느끼고 등등..

내 생에 제2, 제3의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까?
반응형
반응형


물리학은 참으로 호기심 가는 분야다. 무엇보다 우주의 생성 그리고 그 끝에 대한 궁금함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근데, 딱한건 물리학이 너무 딱딱하고 어렵다는 거다. 20세기 가장 유명한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은 단지 이름만 알뿐 그의 상대성이론이나 너무나 유명한 mc^2에 대해서는 아는게 하나 없다. 이는 나 뿐만이 아니라 전국민 대다수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아인슈타인은 벌써 죽은지도 오래된 과학자다. 현재의 이론은 끈이론 정도 이름만 들어본게 다다.

머리크고 호기심에 처음 본 물리학책이 "정홍교수의 물리학 강의"였다. 출판사가 숙명여자대학교 출판국으로 되어 있으니 매우 기본에 충실한 물리학 안내서라 판단했다. 근데, 문제는 너무 따분하다는 거다. 물리학이라 하면 매우 익사이팅한데 이 책은 책 제목대로 물리학 강의를 들어야 이해가 갈듯 했다.

한참후에 그래도 다시 도전해보자고 본 책이 "쿼크로 이루진 세상"이다.

조금은 일반인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어려운 내용은 최대한 피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의 핵심은 잘찝은듯 하다. 물론 내가 물리학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니 뭐라 평가할 입장이 아니다.

그래도 독자로서 읽기 쉽고 향후 어떤 분야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걸 보면 나처럼 호기심만 있고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기는 좋을 듯하다..

필자의 말처럼 그 누군가 빅뱅이전의 우주를 설명하는데 성공하게 될 때, 지식이 없어 이해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우울한 일이다(필자는 늙어서 이해할 수 없기전에 그 사람이 성공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니 우주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에 부지런히 개념이라도 익혀놔야지..
반응형

'책읽기 >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트로피  (0) 2010.09.26
이기적 유전자  (0) 2010.06.04
그림으로 배우는 양자역학 - 읽어도 읽는게 아니여...  (0) 2010.03.18
코스모스 - 현실을 한걸음 뒤에서 보는 과학책  (0) 2010.03.05
E=mc²  (0) 2010.01.08
반응형
이인성의 소설은 어렵다. "기실 '난해'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적 체계를 벗어나 있다는 이상은 아[니다]'라는 그의 말은 본인이 일부러 어렵게 써보자 작정했다는 말로 들린다.

이인성을 처음 접한건 한 10년도 훨씬 전쯤 "미치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이란 책을 통해서였다. 처음엔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책이 있나 했고 절반쯤 읽은 후부턴 그의 파격적인 구성과 새로운 문체에 확 끌렸다. 정말 대단하군...하고 있을 때, 그러니까 90년대말-세기말이라고 소설에 대한 여러가지 시도가 있었을 때였다.

이문열(그를 싫어하지만 그의 글솜씨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이 지금 많은 새로운 시도가 있지만 전부 본인과 다르지 않은 글을 쓴다..본인과 다른 글을 쓰는 사람은 '이인성'뿐이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역시 대단하군..

그 당시 그의 소설은 너무나 새로워서 꼭 그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리라 마음을 먹었었는데 이렇게 그의 소설을 다시 읽기까지는 10년도 넘는 세월이 흘려버렸다.

"한없이 낮은 숨결"은 80년대말에 나온 소설이니 벌써 20년이나 지난 꽤 올드한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나오는 소설보다 파격적이고 신선하다. 너무나 파격적이고 그러한 파격과 새로움이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한장한장 읽어내려가기가 매우 곤욕스러운 작업이었다. 그만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아직도 이책을 읽고 있냐고 질문하는 책을 차마 놓을 수가 없었다. 책은 계속 독자와의 소통을 요구한다. 독자는 그의 책을 덮고 그의 소통을 거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책을 읽는동안 소통해야하는 건 그가 아니라 독자이다. 어찌됐든, 이인성은 진짜로 이렇게 글을 써놓고는 독자가 다 읽기를 바란걸까?

이인성은 소설을 쓰기보다는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소설의 형식으로 풀으려한건 아닌지 싶다. 실제 작가, 독자가 인식하는 소설의 작가, 주인공, 소설 자체, 그 소설을 읽는 독자란 어떠한 관계인지 소설의 외피만 걸치고 계속 집요하게 상황을 만든다. 

소설 속의 "나"가 "나"일까 아닐까 라는 질문에 대해 이인성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듯 하다. 당시 포스트모더니즘이 유행하기 전이지만(일반인 사이에서는) 이인성은 당시 이미 포스트모더니즘에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소설이 워낙 복잡해 줄거리를 정리할 수도 없고 주제를 말할수도 없으니..앞으로 내 지적수준이 올라간다면 다시한번 읽어봐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다시 읽어볼 수 있을지 ...
반응형

'책읽기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프카의 "변신"  (0) 2010.08.30
서글픈,,"동물농장"  (0) 2010.08.30
천사는 여기 머문다 - 제3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2007년  (0) 2010.03.30
1984 - 조지 오웰  (0) 2010.01.24
칼의 노래 (김훈)  (0) 2009.04.24
반응형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불온도서가 아니었어도 이 책을 읽었을까? 물론 안읽었겠지. 인문학적 지식도 모자라는 내가 굳이 전공분야도 아닌 경제학서적을 읽을 이유가 없잖은가?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지 말라고 선정한 국방부가 오히려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접하게 도와준 꼴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근데,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사실 경제관련 서적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 강대국들의 기득권이 어떻게 보호되고 있고 약소국을 어떻게 길들이고 있나를 보여주는, 오히려 세계를 바라보는 다른 눈을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정치/사회적 관점의 서적이라 생각된다. 물론 경제는 처음부터 정치와 뗄수없는 관계였겠지만..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흥미롭고 논리적이며, 대부분의 내용에 동의하도록 만드는 매우 훌륭한 책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전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우리나라가 어느 입장인지 참으로 모호해진다.

 우리나라가 혹시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속한 건 아닐까? 아니라도, 나쁜 사마리아인과 친한 친구는 아닐까?
 우리나라가 나쁜 사마리아인이라면 결국 우리나라도 사다리 걷아차기에 동참해야 하는 건 아닐까?(이건 매우 현실적인 얘기다)

 물론, 필자의 주장처럼 개도국들을 발전시키면 세계의 시장이 더 커지고 모두가 더 잘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만 변해서는 세계가 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만 우리의 특허 기간을 짧게 하고 기술을 이전하고, 개도국의 자국산업 보호를 인정하고...결국..우리나라만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그러한 노력은 세계 선진국이라 불리는 모든 나라가 함께 해야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동시에 함께 할 수 있냐는 점이다. 현실의 공산주의가 성공하지 못한 건 모든 나라가 공산주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가 공산주의를 함께 했다면 지금보다 경제적인 발전은 더뎠어도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는 않았을까? 마찬가지로 필자의 주장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면, 과실은 따먹으면서 본인들의 경쟁력은 유지할 수 있다면..결국 누가 동참할까.

 중요한 건 절대적인 부가 아니라 상대적인 부다. 우리는 50년전보다 훨씬 풍요로워졌지만, 옆집을 보고 결핍을 느낀다. 예전에는 아무도 핸드폰, 자동차가 없었지만 지금은 핸드폰, 자동차가 없으면 상대적 빈곤을 느낀다.

 물론, 모든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산업별로는 이 책이 개방에 대한 많은 판단의 기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공기업 민영화 부분에 대한 필자의 의견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각론에 대하여는 동감하나 우리나라가 나아가야할 큰 방향에서는 동감하지 못한다. 물론 이책이 우리나라를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니니 동감 못한다는 건 맞지 않는 말이겠지만..

반응형
반응형


먼저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고난 첫 느낌은 '이 책은 5년간의 노무현 정권에 몸담은 유시민의 마스터베이션'이구나 였다. 현재의 상황을 초래한 변명-결코 지금의 이명박 정권이 창출되고 반민주세력이 득세하는 상황이 지난 10년의 잘못된 정책 수행에 따른 역풍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그러할 수밖에 없다 라는-그리고 우리가 지금 지불하고 있는 반민주주의적 상황에 대한 댓가가 언제가는 민주적 사회의 양분이 될 것이라는 자기 위안이 아닐까.

유시민, 실질적으로는 노무현과 정치적 입장을 같이하는 나로서도 무언가 현 상황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다. 막연한 현 상황의 저주만으로는 앞날이 더욱 막막할 뿐이다. 그런면에서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나의 막연한 상황 인식을 구체화 시켜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 도데체 민주주의를 위해 지금껏 지불해왔던 투쟁과 희생은 어느 정도 민주주의에 기여해왔으며 어느 정도 모자라서 이명박 정권의 역주행이 일어난 것인지, 현재의 역주행 상황을 국민들이 어디까지 참고 용인할 수 있는 것인지, 우리가 현재 추가로 지불하고 있고 지불해야하는 것이 그럼 정말 필요한 것인지, 정녕 더 이상 지불하지 않고 좀더 혁명적인 방법으로 일거에 획득할 수는 없는 것인지..

그냥 운명론적으로 현 상황을 받아들이기에는 무언가 많이 아쉽다. 게다가 유시민은 진보적 세력의 분열을 이유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상당히 오랜기간 지속되어야만 진보세력이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 진단하였는데, 그 상당히 오랜기간을 그냥 기다리고, 집권세력이 시혜만을 바랄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물론 유시민이 책에서 혁명을 주동할 수는 없는 일이긴 하다. 그래서, 책속의 모든 내용이 유시민의 진심일까 궁금하다.

물론, 노무현 정부의 실책은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주체와 동력과 조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본인의 이상을 국민들에게 주입시킨 것이며, 그러한 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은 현재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유시민도 본인의 생각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좀더 넓은 대중과 호홉하는데 무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터이다.

어쨌든, 그의 글에서 현실에 대한 위안은 얻을 수 있으나, 희망을 얻을 수 없다는게, 그게 지금의 현실이라는게 참으로 안타깝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