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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야 예전부터 있었고 계속적으로 우리의 삶을 바꿔나가고 있지만 그래도 오프라인에서의 생활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면 최근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비중이 온라인 쪽이 더 커진 게 아닌지 싶을 정도로 광범위해졌다.

우리는 핸드폰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고, 배달앱으로 음식을 시켜 먹는다.
이젠 마트도 굳이 갈 필요가 없다. 쿠팡으로 물건을 시키면 다음날 새벽에 배달이 와 있다.

음...그렇기 때문에 디지털화되는 우리 사회에 그 디지털의 방향성과 윤리를 따져물어야 하는 것일게다.

특히나 파편화된 디지털 세계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질서를 재편하는 플랫폼에 대하여는 단순히 효율적이냐 아니냐는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본인의 욕망과 자본의 논리로만 접근하는 그 방향을 사업자에게 이 사회의 변화를 맞길 순 없다. 이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직접 따지고 그 방향을 시민들이 스스로 정해야 한다.

판단의 기준은 결국 그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사회의 구성원들의 생활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냐가 아닐까.

이 책은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폐해를 다루는 제1장, 제2장이 이 책이 하고 싶은 내용을 가장 잘 다루고 있다.

플랫폼의 노동 착취와 고용의 불안정, 유튜브를 통한 가짜 뉴스의 범람, 공유경제란 이름의 독점 등은 생각해볼 지점이 많다.

3장, 4장은 환경문제와 코로나19 팬더믹을 다루는데, 이 책과 사실 잘 안맞는 주제다. 그냥 책을 만들다 보니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다 싶으면 다 끌어들인 느낌이다. 페이지수를 늘리려고 쓴 느낌도 있다.

제5장은 데이터 인권과 디지털 민주주의를 다루는데, 사실 뭔 말인지, 어떻게 하자는 건지 이해를 못했다.
좀....많이 추상적인 느낌이다.
그냥 나의 이해력 부족으로 치부하자.

그래서 그런지 처음 2장까지는 술술 읽히는데 그 다음부터는 그냥 글씨를 읽고 있는 느낌이다.

난 2장까지만 읽는 걸 추천드린다.

하나 더 지적하자면, 이 책에서 첫째, 둘째, 셋째 식으로 나열하여 설명하는 게 많은데 그 격이 서로 안맞는 경우가 많다. 결과와 원인 아니면 다른 사례 등을 첫째, 둘째 식으로 나열하면 어쩌자는 것인지. 오히려 뭘 읽고 있는 건지 헷갈려서 흐름을 뺐기기도 한다.

내가 작가의 의도를 잘못 이해했을지도 모르지만, 혹시라도 잘못 이해했다면 작가는 나 같은 사람도 잘못 이해하지 않게 친절히 책을 써주시라.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에서 이용자들의 자발적 문화 '활용'과 결과물은 거의 모두 플랫폼 장치 안으로 흡수되면서 문화나 정보 '노동'으로 포획되고 귀속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쿠팡에 입점한 상인들이 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상품 설명과 상품평 글들을 뺐기는 게 우리나라의 대표적이면서 가장 안타까운 사례가 아닐까)

추천 알고리즘이 누군가 이미 갖고 있는 취향의 확정성에 도움이 되겠지만, 색다른 취향으로 월경하는 일을 처음부터 귀찮은 일로 만든다.

제이넵 투페키는 유튜브가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극단'의 자극적인 맞춤형 콘텐츠나 '가짜뉴스'를 자주 노출한다고 주장

이 거대한 문화 권력에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제하는 일이 우선이다.
(다음, 네이버 뉴스의 알고리즘도 투명히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공유경제는 플랫폼이라는 기술 장치를 통해서 거래되는 유휴 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배치에 방점이 찍힌다.

문제는 공유경제가 직장 노동계약을 무너뜨리고 노동자를 개별 사업자로 지위를 바꿔...노동권 관련 쟁점들이 개인사업자에게 외주화되는 반면, 플랫폼 중개인은 이의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고 이윤이 독점화되는 불평등 구조를 내재하게 된다.

공유경제는 상호부조의 거의 모든 호혜적 가치를 시장 논리로 흡수하고 있다.

닷컴기업들이 기술혁신을 사회 혁신과 자주 혼동하는 데...성장과 발전을 위해 산노동의 일부 희생은 불가피한 것이고, 이를 잘 넘겨야 새로운 첨단 경제 단계로 도약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생조날 수 있다는 경쟁 위기의 수사학이 작동한다.
(근데, 세계화된 시대에서 이게 옳다고는 못해도 우리가 맞닥드린 현실이라는 것까지 부정할 순 없다는 게 문제가 아닐지.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건가? 저자는 '노동권 보호가 시장 혁신보다 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건 당위가 아니라 개인의 주장이다. 나도 그 주장에 동의한다. 근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까지 설득할 논리가 책에서는 부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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