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대한 감상을 적는 일만으로도 갑자기 짜증이 확 밀려온다. 마치 내가 때려 눕혀야 할 사람이 앞에 있는 것처럼, 난 그사람과의 토론에서 합의점을 찾는게 아니라 반드시 설득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은 궤변론자다. 본인이 정해놓은 결론이 있고, 논리는 그 다음에 나온다. 그래서 그의 논리는 일관성이 없고, 가끔은 본인의 주장을 뒤집기도 한다. 하지만 상관없다. 그건 벌써 아까전에 한 얘기니까. 대중은 기억 못 할 거다.
"지구 온난화 주장의 거짓과 덧"은 일본 과학자가 지구온난화 아니, 교토의정서를 반대해서 쓴 책이다.
이책의 진짜 목적은 거의 책 마지막에 나오는데, 결국 이렇게 실토한다.
미국은 교토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았고, 캐나다도 2007년 4월 감축을 단념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계속 CO2 감축을 위해 많은 돈을 허비하고 있다. CO2의 배출량은 산업활동의 척도를 반영하기 때문에.....산업과 사회는 휘청거릴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 일본도 교토의정서의 CO2 감축목표 포기하고 산업과 사회를 살리자)가 이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주제가 되겠다.
이 책은 그 핵심을 직접 거론하지 못하고 빙빙 돌려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CO2 노력을 폅훼한다.
저자는 바이오연료가 CO2를 감소시키는 게 아니라 증가 시킨다고 주장한다. 바이오연료를 만들기 위해 산림이 파괘되어 CO2가 증가한다는 건데, CO2와 지구온난화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갑자기 CO2증가를 걱정하는 꼴이다.
바이오연료가 실제 CO2를 증가하는 방향으로 잘못 운영되고 있다면, 이는 현재의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해갈 얘기지, CO2에 의한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사람이 주장하는 건 그냥 상대에 대한 비난 이외에는 목적이 없다.
또한 기온측정 방법이 잘못된 사례를 나열한다. 기준에 안맞게 온도계가 설치된 개별 사례들...정말 치졸하다.
그런데, 중요한 건 사실 이책을 끝까지 읽어봐도 저자 역시 CO2가 지구온난화를 초래한다는 사실은 결국 부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태양의 활동, 화산의 활동이 기온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주장한다. 근데, 그건 CO2의 지구온난화 효과를 부정하는 근거가 아니다.
저자는 "대상을 잘 알지 못할 때는 섣부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우선 기후변화는 지구 시스템의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수긍하자" 라고 얘기한다.
현재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다 밝혀진게 아니니 인위적으로 CO2를 줄이지 말자고 주장한다.
그런데, 우리는 현재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인위적인 물질(CO2) 배출을 막아야 하는게 아닌가?
새로운 화확물질이 해로운지 이로운지 아직 모르니 일단 그냥 써보고 해로운게 명확히 밝혀지면 그 때 금지하자. 이 약의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 아직 모르니 부작용이 명확히 밝혀지면 그때 복용을 금지하자..랑 같은 얘기 하닌가.
CO2도 원인이긴 하지만 그 영향도를 정확히 모르겠으니, 계속 배출하자? 그러다 나중에 CO2의 영향도가 명확히 증명되면, 그 때는 돌이킬 수 없을만큼 늦은 때면??
왜 인간의 활동은 지구 기후변화 시스템에 영향이 없다고 가정을 하나?
이 책은 계속 지구온난화 주장의 잘못된 부분을 집요하게 찾는다.
"히말라야 빙하가 녹는 원인은 환경오염이 주원인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원인은 인위적인 것이지만 이산화탄소 탓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집념이 대단하다. 이산화탄소만 배출할 수 있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환경오염물질도 같이 배출되는 거지. 그건 본인도 이산화탄사가 산업활동량의 척도라고 향후 인정하는 것이다.
"북극해의 얼음이 소실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자연적이든 인위적 원이이든 고여가 지적하는 것과는 달리 단순하지는 않다"
-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는 사람도 전부다 CO2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CO2가 산업활동의 척도 이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거지. 저자의 말대로라면 CO2, 메탄가스, 에어로졸 등을 꼬박꼬박 얘기해야 하나?
이책은 마지막으로 좀더 과감한 주장(궤변)을 펼친다.
'개인이 CO2를 줄여도 사회적으로는 CO2가 줄지 않는다'라는 충격적인 주장.
개인이 전기를 아끼면 아낀만큼 돈이 남게되고 그 돈을 다른데 쓰기 때문에 결국 CO2가 발생한다. 쓰지 않고 저금을 해도 다른 사람이 그 돈을 대출해서 쓰기 때문에 CO2가 발생한다.
모든 활동에는 CO2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방지 활동은 CO2를 발생시킨다. 지구온난화 TV홍보도 CO2를 발생시킨다.
그러니 하지 말자 라고 주장하는 건가?
네가티브도 가지가지라고 저자는 교토의정서의 CO2 감축규모는 너무 작아서 효과가 없다고 한다. 일반적인 상식의 사람이라면, 감축규모를 키우자고 주장할텐데, 그러니 하지 말잔다. 난 이런 책을 우리나라 보수들도 읽을까봐 겁난다.
과학자의 지식이 나쁜 목적과 만나 대중을 호도하는데 쓰여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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