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맞은 미래
저 자 : 테오 콜본
역 자 : 권 복 규
출판사 : 사이언스북스
"아니 무슨 환경호르몬 관련 책까지 읽어?"라는 마누라의 반응..
"물건이야기"에 꽂힌 나는 조금더 나아가 보기로 했다. 그냥 정치인들이 잘하고 있겠지라고 외면하기에는 얼마나 중요한 이야기인가.
환경호르몬이 나쁜거라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게다. 하지만, 얼마나 디테일하게 아냐 모르냐가 그 위험성을 실제의 문제로 느끼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냥 나쁜거라고 아는 때는 그 위험을 스스로 taking 하지 않는 수준에 머무르나, 그 위험을 상세히 알고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회피할 것이다.
역설적으로 환경호르몬이 무서운 것은 우리가 그 위험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1년이면 몇 천종씩 새로 생겨나는 화확물질이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폐해가 없다해서 안전하지 않다는 건 너무나 명확하다
.
이 책에 의하면 환경호르몬은 성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너무나 미미하기 때문에 검출조차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2세는 엄마의 뱃속에서 배아 수준에서는 그 미미한 호르몬의 영향이 생식기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우리의 3세는 태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너무 끔직한 일이다.
환경호르몬의 문제는 2가지로 볼 수 있겠다. (내가 이해한 수준에서는)
첫째, 세상에 노출되는 환경호르몬은 아주 미미한 양이지만 (따라서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미미한 양이 아닐수도 있고) 그것들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이 세상에 축적된다.
게다가 인간과 같은 상위 포식자의 경우 몇 십만배가 집적된다. 그렇게 집적된 환경호르몬을 이젠 모유를 통해서 우리 2세에게 더 빠른 방법으로 전달하고 있다.
둘째, 그 위험성을 알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우리 주변엔 너무 많은 화확물질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그 원인을 못밝힐지도 모른다.
배아 단계에서 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은 이미 그 폐해를 알아버린 순간 많이 늦은 것일테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폐가 굳어 사망한 사건도 원인이 환경호르몬은 아니지만 본질은 비슷한 사건이다.
사건이 일어나야 원인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원인도 우리 주위의 수 많은 화확물질 때문에 찾아내는 건 너무 힘들다
.
언제까지 이런 시스템의 사회에 살아야 하는가? 아주 치명적인 화학물질이 인류의 생식능력을 전부 없애버린 후?
충격적인 사실은 1940년대 사람들과 비교하면 벌써 우리의 정자가 벌써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그나마 나머지 정자도 기형이 급속히 증가했다. 물론 아직도 정자수는 많으니 인류 전체가 임신을 못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나, 그러한 수준이 언제 도래할지 알수 없는 일이다.
끝으로 사족을 붙이자면, 참 의미심장한 책이다. 그런데, 너무나 비슷한 사례를 계속 나열하는 건 좀 따분하다. (훌륭한 책에 따분하다 말하는건 좀 미안하지만)
화학물질만 달라지고, 동물의 종류만 바꿔가며 계속 비슷한 사례를 얘기하는 건 다음장을 넘기기 괴롭게 한다. 저자는 나의 경박함을 용서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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