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1984'를 너무 재미있게 읽은 나는 내친김에 그의 대표작인 '동물농장'을 읽기로 한다.
조지 오웰을 알지 못했을 땐 '동물농장'을 그저 재미있는 우화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동물농장'이 재미있는 우화가 아니라는 건 아니다. 재미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는 얘기다.
민주적 사회주의자였던 오웰이 '동물농장'을 썼다는 걸 안 순간, 참으로 그의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회주의자로서 러시아 혁명을 비판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본인이 지지하는 민주적 사회주의의 첫발을 띄는데도 하나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자신의 판단에 대한 100% 확신이 없다면 주저할 수 있는 일이리라. 구조적 부조리를 볼 수 있는 능력과 그의 용기, 모든 권력의 핵심을 들여다 봤기에 지금까지도 '동물농장'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권력은 결국 선한 정치인을 만나야 한다는 것 - 악한 정치인에 의해 금새 뒤집어질 수 있다는 아주 서글픈 현실, 선한 정치인을 일반 국민이 지켜줘야 한다는 게 앞으로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일 수 있겠다. 2010년 현재에 말이다.
권력은 순식간에 사유화되고 사유화된 권력을 일반 국민은 돌이킬 수 없다. 현재는 많은 제도적 장치(선거 등)가 있기는 하지만, 악한 정치가들은 이미 일반 국민을 조작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에 그러한 제도 등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메이져(맑스)의 꿈은 나폴레옹(스탈린)에 의해 망가졌고 동물농장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오웰은 우리에게 또다른 질물은 던진다.
"마지막 수(가장 큰 수)"를 대보시오.
마지막 수가 없다는 것, 마지막 혁명이란 없다는 것. 그가 진짜 말하고 싶은건 "동물농장"이 성공할 때까지 다시 시작하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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