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마이클 센델
역자 : 이창신
출판사 : 김영사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도덕교과서 같은 제목의 책이 2010년 최고로 많이 팔린 책이란 기사가 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실용을 강조하는 시대에 하버드대 강의를 책으로 만들었다며 아카데믹을 전면에 내세우는 책이, 하물며 "정의"라는 추상적 개념을 정의하는 무용한(??) 책이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을까?
어처니없게 이 책의 저자의 다른 도서인 "왜 도덕인가?"라는 책마저 베스트셀러가 된 상황이다.
모두가 지적하듯 "정의란 무엇인가?"를 베스트셀러로 몰아준건 MB정부의 영향이 매우 크다 하겠다. (물론 책 자체가 가지는 강력한 흡입력이 가장 크겠지만)
MB 정부가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천명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의"의 개념에 혼란에 빠졌다.
고위 공직자로서 위장전입과 투기는 이제 아무런 부끄러움이 아니다.
정의를 위해 거리에 나선 사람들은 폭도로 매도되고 법 위에 통치자의 의중이 굴림하는 시대가 되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법이 아닌 괘씸죄로 기소가 되었으며, 그 중 일부는 심지어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다.- 아무렇게나 걸면 걸리는 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말이다.
굳이 첨언하여 무엇하리오...
정의가 무엇인가? 혹시,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의미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정의란 힘있는자 아무나가 본인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해 그 의미를 마음대로 정의할 수 있는 매우 가변적인 개념일까?
저자(마이클 센델 교수)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가지 방식을 탐색한다.
첫째, 공리나 행복 극대화, 즉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
둘째,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그 선택의 자유는 자유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의 견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 법한'가언적 선택일 수도 있다(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견해).
셋째,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
저자는 본인은 세번째 정의(定義)가 본인의 주장임을 후반에 가서는 조금은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런데, 정녕 리오그란데강 북쪽에 태어난 사람과 강 남쪽에서 태어난 사람이 한 사람은 미국 국적이고 한 사람은 멕시코 국적이라는 이유로 태어나면서부터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게 옳을까?
그건 그게 옳기 때문이 아니라 옳지 않은 걸 알지만, 지역/공동체의 이기적인 마음 때문은 아닐까? 현실 세계에서는 이기적이라 해서-그게 정의가 아니라고 해서- 나쁜 일이다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리라. 다시 말해서 정의가 아니라고 악의라 할 수는 없다.
하여튼, 난 저자의 입장에 많은 부분 동의하나 나의 생각을 정리하자면 나는 "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견해에 좀더 큰 매력을 느낀다. - 절대적인 정의가 세상에 있지 않을까?
이책을 일독한다 해서 당장에 정의(正義)가 뭐라고 100% 정의(定義)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걸 정의라 하기 전에 정의가 뭔지부터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수단을 제공해주는 책이다.
책을 쓸려면 이정도 내용은 있어야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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