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트렌드 2022
저자 : 김경민
출판사 : 와이즈맵
부동산 관련 책이라고 하면 결국 어디에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가 하는 재테크 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많이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투자 관련 내용이 아니라, 정말 부동산 산업 관련 트렌드를 다루고 있다. 제목이 부동산 트렌드라기 보다 부동산 산업 트렌드 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대부분의 부동산 책이 부동산에 관심이 많고 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이 많았다면, 이 책의 저자는 하버드대학교에서 부동산 분석 기법을 연구하고 미국 부동산 업계를 경험한 박사 출신이 쓴 책이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에 참고하기 위해 읽으려는 사람은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 (물론 조금은 참고할 게 있긴 할 거다)
저자도 머릿말부터 이런 점은 명백히 한다.
"이 책은 단순히 좋은 매매 타이밍과 유망한 투자처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집필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 큰 틀에서 부동산 시장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돕고자 했다"
이 책은 파트3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1은 부동산 메가트렌드를 다룬다.
플랫폼 도시, 오프라인 리테일의 붕괴, 배송관련 물류 창고 이야기, 메타버스 등 정말 그냥 부동산 트렌트가 아닌 최근 트렌드 책에서 나와도 하나도 안 이상할 이야기를 다룬다.
부동산 책인지 트렌드 관련 책인지 헷갈릴 정도다.
파트2는 부동산 빅 이슈 TOP10이다.
이미 많이 올라서 이런 높은 가격이 새로운 뉴노멀이 되었다는 얘기, 임대차 3법, 서민주택의 소멸, 신축과 구축 아파트 가격 변동 관련 내용, 2022년 대선에 따른 재건축 관련 공약 예상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룬다.
물론 이런 부분들도 투자에 참고할 내용이 되겠지만 직접적 투자의 내용은 아니다.
파트3는 2022년 부동산 가격 예측이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일 것이다.
저자는 과거 투자 컨설팅 기업인 PPR에 근무하면서 부동산의 가격, 임대료, 공실률, 투자수익률을 예측하는 모델을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파트 가격을 계량경제모형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예측하였다고 한다.
부동산 가격에 다양한 변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발생하는 3가지 변수인 '인플레이션', '이자율', '경제성장률'이라고 한다.
내부 변수인 수요와 공급은 미래의 서울시 아파트 가격을 예측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하진 않는다고 한다. 이는 경기권에서 서울로 진입하고 싶어고 싶어 하는 대기수요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분석 결과는 매매수요와 가격 상승률 분석에서 이미 가격하락이 발생했다고 본다.
저자는 부동산 가격의 적정성 판단에 투자수익률을 매우 중요한 지표로 생각하는데,
수익률 측면에서는 강남쪽 보다 노도성 아파트의 투자수익률이 더 낮아져 더 많은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한다.
(노도성은 강남쪽보다 오히려 투자 수익률이 1~2% 정도 더 높아야 정상 가격이다)
저자의 분석 내용을 보면 결국 이자율이 아파트 가격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보인다. 다른 요인보다 금리 인상, 인하는 늘 시차를 두고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기준금리 1%, 1.5%, 2% 인상에 따른 가격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기준금리 1% 인상시 서울시 전체 아파트 가격은 평균 약 9% 하락을 예상하며, 기준금리 2% 인상시에는 약 17% 하락을 예상한다. 저자는 이는 엄청난 폭락 수준은 아니고 2020년 수준이라 얘기하지만, 부동산 책에서 하락을 예상한다는 것 자체가 좀 과감해 보인다.
ps. 저자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을 해서 그런지, 이 책에는 우리의 현실과는 조금은 맞지 않는 미국 사례가 종종 나오긴 한다. 그런 사례를 보면 미국의 부동산 책에서 가지고 왔나 싶다.
-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공간(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공간)', '인스타그래머블 도시'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에 예쁘게 올릴 수 있는 공간과 도시가 각광받고 있다.
- 도시에서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략) 따라서 앞으로는 과거처럼 창고와 물류업체가 리테일에 밀려 외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창고업이 도심에서 리테일의 기능을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
-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면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부동산이건 직접 이동하지 않고도 매물을 살펴보고 전문가와 대화를 나누며 업무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 이자율이 오르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정체되고 이자율이 내려가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2010년대 서울시 아파트 시세가 그랬듯 하락 기간은 4~5년 정도로 길게 이어질 수 있다.
- LTV가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을 지탱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따라서 집값이 다시 이전 수준으로 내려가길 기다리며 매수 타이밍을 노리는 사람이 있다면 부동산의 하방경직성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보길 바란다.
- 강남구가 먼저 상승한 후, 성남시는 1년 정도의 시차, 그보다 먼 용인시는 대략 3~4년의 시차를 두고 가격이 상승했다.
- 서울 대표 구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 그 영향으로 경기도권 인접 시의 아파트 가격은 시차를 두고 함께 상승하지만, 가격 폭은 서울의 상승률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서울과 지방 도시의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상호 연관 없이 독자적인 경제 흐름을 가진다.
- 금리는 2014년 이후 2.0%대 미만으로 내려간 후로 현재까지 한 번도 2.0% 이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된 적이 없다. 엄청난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의 기간이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유동성이 결국 부동산 가격 상승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 핫 플레이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지역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트렌드 세터 MZ세대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