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버텨 가야 하는 최근의 상황은 이상 기후쯤은 그냥 그려러니 하고 넘어가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년에도 올해도 폭우, 폭설, 이상기온 등의 기상 이변이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트럼프가 낙선하고 조 바이든이 취임하면서 기후변화 협약에 복귀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이미 한계치는 넘어서 기후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빨리 탄소 배출을 줄여서 더욱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은 막자는 것이 주 내용이다.
다양한 끔찍한 상황을 예측하여 보여주지만, 그래도 어떻게는 되지 않겠나라는 체념(또는 막연한 희망)에 빠진다. 그러지 말라고 책에서는 계속 채근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사실 큰 힘이 없다.
그래도 탄소 배출, 기후변화에 대하여 몰랐던 지식들을 많이 알 수있었다는 점에서 꽤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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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에 배출된 탄소 중 절반 이상은 불과 지난 30년 사이에 배출됐다.
1992년 유엔에서는 기후변화협약을 체결, 결국 우리는 기후변화 문제를 인지하고 나서도 문제를 몰랐을 때만큼이나 지구를 파괴해 온 것이다.
세계은행에서는 2050년에 1억 4천만명, 유엔에서는 2050년에 기후난민이 2억 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교토의정서(1997년)
파리기후협약(2016년) :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전 지구적인 목표
파리기후협약에서 협의한(아직 어디서도 지켜지지 않는) 약속을 즉시 시행해 온실가스 배출문제를 당장 조치를 취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3.2도의 기온 상승
유엔 보고에 따르면 우리가 현행 기조를 고수하는 경우 2100년에는 기온이 약 4.5도 상승한다.
현 상황이 2100년까지 유지되는 경우 기온 상승 상한선은 8도로 추정된다.
해수면이 최종적으로 60미터까지 상승해 세계 주요 도시의 3분의 2를 덮어 버릴 것이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북국의 얼음이 녹는다. 그러면 태양광이 덜 반사되고 지표면에 흡수돼 온난화가 가속화된다. 그러면 바다는 대기 중의 탄소를 덜 흡수하게 되고 역시 온난화가 가속화된다. 북극에서는 현재 대기 중 탄소량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1조 8천억 톤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는 영구동토층이 녹기 시작한다. 방출된 탄소는 메탄으로 기화할 수 있다.(100년 기준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34배, 20년을 기준으로하면 86배 더 강력한 온실가스층으로 작용)
거대한 밀림과 수풀이 쇠락, 탄소 흡수 능력 손상, 산림 고사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
지구가 뜨거워지면 대기 중에 수증기가 더 많아져 온실가스 역할을 하여 악순환 반복
뜨거워진 바다는 산소를 덜 함유하고 있어서 그만큼 식물성 플랑크톤이 번식하기 힘든 환경으로 바뀐다. 플랑크톤이 줄어드는 만큼 탄소는 더 많이 남게 된다.
==> '기후 되먹임(climate feedback)'이라고 부르는 생태 시스템
뜨거운 지구에서는 가장 빈곤한 국가들이 더 많은 고통을 받을 것이다. 개발도상국가들 대다수는 지금까지 지구의 대기를 그리 많이 오염시키지 않았는데도 그런 결과를 맞이한다.
(이런 부분이 나를 그나마 안심 시키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충분히 버틸만하지 않을까하는 상대적 안심)
지구가 2도 뜨거워지는 경우 1.5도 뜨거워졌을 때보다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만 약 1억 5천만명 더 늘어난다.
이미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만 하더라도 매년 700만 명씩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현재 지구에서 생성되는 에너지 중 70%가 폐열로 낭비된다고 추정한다.
1980년 이래로 위협적인 폭염이 발생하는 빈도가 50배 이상 증가
에어컨과 선풍기를 작동하는 데 사용되는 전력량은 이미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10%를 차지한다.
기온 상승을 2도 아래로 유지하려면 탄소배출량 감축뿐만 아니라 '마이너스 배출'역시 필요하다.
공기 중에서 탄소를 빨아들이는 기술적인 접근 방식, 식물에게 일을 맡기는 비교적 전통적이고 농림업적인 접근 방식 ==> 마법을 바라는 생각
20세기의 폭발적인 생산성 증대는 사실상 노먼 볼로그 한 사람의 업적(저항성이 강한 밀 품종을 개발)
앞으로 세계 기후의 운명 역시 중국과 인도의 성장 흐름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
우리가 살던 지구와 달리 더 뜨겁고 위험하며 생물학적으로 단순해진 지구를 살아가 사람들은 당신과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애초에 생각이란 걸 하고는 살았는지 궁금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질수록 지구상에 있는 모든 풀잎은 더 많은 당을 함유하게 된다. 그만큼 다른 영양소가 희석되어 1950년 이후로 우리가 기르는 식물에서 유익한 영양소(ex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C)가 무려 1/3이나 감소
21세기가 끝날 무렵 해수면은 최소 1.2미터에서 최대 2.4미터까지 상승할 수 있다.
해수면은 결국 6미터 높아질 때까지 수천 년 동안 계속 상승 (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2100년 즈음에는 매년 세계 인구의 약 5%가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이다.
'알베도 효과(albedo effect)': 눈은 하얗기 때문에 햇빛을 흡수하기보다는 다시 대기 밖으로 반사해 보낸다. 따라서 눈이 줄어들수록 더 많은 햇빛이 지면에 흡수되며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
화재가 발생할수록 기온은 더 상승하고 기온이 상승할수록 화재는 더 자주 발생한다.
모든 산림 지역 가운데 아마존 열대우림이 매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4분의1 에 해당한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12%는 산림 파괴가 원인
인류는 극심한 이상기후를 훨씬 짧은 주기로 경험할 것이다. 수백수천 년에 한 번 겪었을 자연재해를 10~20년에 한 번꼴로 겪는 것이다.
인류세를 살아가는 우리가 '자연재해'라고 부르는 재해가 순전히 자연재해인지 의문
북극의 기온이 높아질수록 북위도 지역에서는 폭설이 더욱 심각해진다.
지표면의 71%는 물로 덮여 있다. 그중 2% 남짓이 맑은 물이며 대부분은 빙하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다시 그중 1%만이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이다. 궁극적으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 가운데 0.007%만이 70억 인구를 먹이고 지탱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인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뭄 사태를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표 아래의 물 저장고인 '대수층'을 정신없이 빨아내고 있다.
앞으로 30년에 걸쳐 물 수요는 식품 생산 부문에서 50%, 도시 및 산업 부문에서 50~70%, 에너지 부문에서 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와 함께 찾아올 대가뭄은 물 공급을 심각하게 압박할 것이다.
현재 바다는 인간이 배출하는 탄소량의 4분의 1 이상을 빨아들이고 있으며 지난 50년 동안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초과열의 90%를 흡수해 왔다. 그 결과 바다는 '해양 산성화' 현상을 겪게 됐다.
'산호 백화'현상 :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산호가 죽는 것
'해양 무산소화' : 물이 따뜻할수록 함유할 수 있는 산소량이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자체가 무산소화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해양 온난화와 산성화 때문에 2030년에는 전체 산호초의 90%가 위험에 빠질 것
미세 오염 물질 - 뇌졸증, 심장 질환, 온갖 종류의 암, 천식 같은 급성 및 만성 호홉기 질환, 조산 같은 유해 임신 결과가 발생할 확률을 높인다.
대기오염이 심할수록 기억력, 주의력, 어휘력이 떨어졌으며 ADHD 및 자폐스펙트럼장애 발병률이 높아졌다. 뇌세포 발달이 저해됐으며, 석탄 공장에 가까울수록 DNA가 변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 세계 사망자 가운데 6명 중 1명은 대기오염으로 사망한다.
현재 북극의 빙하에는 지난 수백만 년 동안 공기 중에 퍼진 적이 없는 질병이 갇혀 있다.
1인당 소득은 21세기 말까지 평균적으로 2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에콰도르에서는 어린 시절 극심한 폭우나 폭염을 경험한 경우 그 흔적이 20~60년 뒤에 임금 격차로 나타났다. 아기가 자궁에 있는 9개월 중 기온이 32도 이상인 날수가 증가할수록 평생 소득이 눈에 띄게 감소한다 (이건 뭔가 통계의 오류가 아닐까 싶다. 다른 조건이 안나와 있으니 믿기 힘들다)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 대표성이 떨어지더라도 처음 한두 개 사례만 보고 심적 모형을 구축 - 자신이 경험한 세계만 가지고 기후가 온화하다고 안심
'모호성 효과(ambiguity effet)' :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할 때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낄 상황 자체를 회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결과만 받아들이는 경향
'인간중심적 사고(anthropocentric thinking)' :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이해할 때 인간을 기준에 놓고 생각하려는 반사적인 경향성
1989년 이후(탄소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부터는 '경제성장의 약속'이 전 세계의 공통적인 이념 기반으로 작용해 왔다.
기후변화는 그런 약속을 뒤흔들고 있는 두 가지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첫째, 세계적인 경기침체. 둘째, 불평등이 점점 노골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나타날 것이다.
화성의 바싹 마른 붉은 토양 위에서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지구의 황폐한 환경 위에서 살아가는 것이 훨씬 생존 가능성이 높다.
지난 25년에 걸쳐 재생에너지 한 단위당 가격은 크게 감소해 왔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사용량 비율은 거의 조금도 증가하지 않았다. 즉 태양에너지가 화석연료를 점차적으로라도 대체한 것이 아니라 그저 보강했을 뿐이라는 말이다.
2000년 이후로만 석탄 사용량은 80% 증가했다.
2018년 가상화폐 채굴로 생성되는 연간 이산화탄소 양은 대서양 횡단 비행을 백만 번 하는 것과 맞먹는다.
소설가 위리엄 깁슨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고르게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미세 입자 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는 매일 세계적으로 1만 명이 넘는다.
2017년 기준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900만 명에 달한다.
풍력에너지나 태양에너지보다 원자력에너지에 더 많은 '녹색'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핵발전소를 폐쇄하거나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훨씬 더 설득력이 떨어진다.
세상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두드러지게 배출하는 상위 10%가 탄소배출량을 유럽연합 평균 수준으로만 낮춰도 전 세계 탄소배출량은 35%나 떨어진다. 개인이 식단을 바꾸는 정도로는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 하지만 정책을 바꾼다면 가능하다.
유기농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목표가 기후를 구제하는 일이라면 투표가 훨씬 더 중요하다.
러시아는 산유국인 동시에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더라도 지리적 이점 덕에 이득을 보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인도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 비중에 비해 4배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정확히 정반대 상황에 놓여 있다. 경제적 피해에 비해 책임 비중이 4배 더 크다.
미국은 균형이 맞는 업보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탄소 아웃소싱' - 중국 탄소배출량의 상당 부분이 미국인과 유럽인이 소비할 상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현생 인류는 20만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농업은 불과 1만 2천년 전에 시작됐다. 더 나아가 현대인으로 하여금 물질적 진보의 속도를 확신하게 했던 산업화이 경제 성장의 역사는 잠깐을 넘어 찰나에 가깝다. 그 찰나 사이에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기후재난의 시대에 다다른 것이다.
지난 몇백 년 동안 수많은 서양 사람이 진보와 번영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던 요소가 사실 거대한 기후재난의 전조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재앙을 멈추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할까? 그리고 얼마나 빨리 그렇게 할까? -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질문을 이 두 가지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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